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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먼 섬'에 전해진 희소식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4/01/03 [16:36]

[칼럼] '먼 섬'에 전해진 희소식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4/01/03 [16:36]

2023년의 끝자락이던 지난달 20일, 국회로부터 낭보가 전해졌다. 국토 외곽 ‘먼 섬’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 외곽 먼섬 지원 특별법(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먼 섬이란 육지에서 50㎞ 이상 떨어진 국토 외곽의 유인섬을 말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육지에서 50㎞ 이상 떨어진 유인섬과 ‘영해 및 접속수역법’에 따른 직선 기선을 정하는 기점에 해당하는 유인섬은 울릉도·흑산도·거문도 등 모두 34개에 달한다.

 

이들 섬에 사는 주민들은 국토의 외곽에 살면서 육상 영토보다 4.4배나 큰 해상 영토를 사실상 수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들 섬의 인구는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한국섬진흥원에 의하면 2022년 기준 먼 섬의 65세 이상 고령화 인구 비율은 27.1%로 전국 평균 18%, 섬 평균 26.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15년에 비해 섬의 인구는 2% 감소했지만 먼 섬의 인구는 9.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거도·흑산도·울릉도와 같은 먼 섬의 주민은 해상 교통비를 비롯한 물류비로 인해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목포에서 출발해 신안 가거도에 가기 위한 여객선의 1㎞당 교통비는 480원이다. 이는 목포-서울 KTX의 1㎞당 비용 150원과 비교할 때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또 연안여객선의 1㎞당 평균 비용인 362.9원에 비해서도 1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런 요인들이 결국 먼 섬 주민의 정주 여건을 악화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섬 지역에 대한 국가 지원은 ‘섬 발전 촉진법’과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에 한정돼 있어 먼 섬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신안 가거도 한 주민은 “정부가 해양 영토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섬을 홍보한다며 ‘2023년 올해의 섬’으로 가거도를 선정했지만 생색내기에 그칠 뿐, 해 준 게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특별법 제정에 따라 행안부는 국토부, 해수부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국토 외곽 먼 섬 종합발전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시행해야 한다. 먼 섬을 지원하는 국비 보조사업의 보조율도 대통령령으로 추가 상향이 가능하게 됐다.

 

또 지난해 섬 주민에게 들려온 두 번째로 큰 희소식은 흑산공항 건설 확정이었다. 흑산공항 건설 부지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해제하는 대신 비금면 등의 갯벌을 새 공원구역으로 편입하는 신안군의 대체 방안을, 작년 1월 말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최종 받아들이면서 공항 추진 11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이에 따라 울릉도와 백령도에 이어 흑산도에도 소형공항이 들어서게 된다. 2020년 11월 착공에 들어간 울릉공항은 2026년 개항을 목표로 현재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국토부는 백령공항을 2026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옹진군은 이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흑산공항은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7년 이후 개항이 유력하다.

 

이들 공항이 모두 개항하면 교통약자인 섬 주민들과 관광객의 이동권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섬 공항 건설로 인한 고용유발효과, 생산유발효과 등이 기대된다.

 

* 이 기사는 '브릿지경제'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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