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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안의 기적

양진형 대표 | 기사입력 2023/08/10 [15:29]

[칼럼] 신안의 기적

양진형 대표 | 입력 : 2023/08/10 [15:29]

수도권으로 향하는 지방인구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다. 비수도권은 일자리와 인력의 수급 불균형 등으로 지역소멸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섬 지역의 소멸 위험성은 더 높다. 지역재단에 따르면 소멸 위기가 높은 59개 지역 중 1위는 전남 신안군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신안군은 재정자립도 최하위(2022년 220위), 여객선 운항통제가 연중 115일에 달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신안군은 이러한 현실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지난 수년간 인구감소와 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하나가 ‘햇빛연금’ 지급이다. 자연환경(섬)이 주는 햇빛과 바람, 바다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다. 주민들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조합원으로 참여해 이익금을 연금 형태로 평생 지급 받는 것이다.

 

2021년 4월 이후 현재까지 5개 지역 주민에게 총 84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또한 올해 5월부터는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2249명에게 ‘햇빛 아동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연 40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햇빛연금 지급 이후 신안군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지방인구의 감소는 신안군에서도 극명해 1970년 16만6555명이던 인구는 2015년 4만3294명으로 줄었다. 그 후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3만7858명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 6월 234명 증가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실제로 햇빛연금이 지급된 안좌도는 2021년 2572명에서 2023년 6월 2877명으로, 임자도는 3190명에서 3202명으로, 지도는 4198명에서 4326명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신안군 전체 인구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신안군은 정주 인구 못지않게 관계인구를 신경썼다.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문화예술 사업을 시작했다. 색깔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색채 마케팅(퍼플섬)’과 사계절 꽃과 나무로 지역을 재생하는 ‘그린 마케팅(선도, 병풍도)’, 예술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은 ‘아트 마케팅(1도 1뮤지엄 사업, 1섬 1정원 조성)’ 등이 그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안군은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 최초 공영버스 완전공영제와 야간 여객선 운영제 시행으로 주민의 이동권이 보장되면서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섬 구석구석을 찾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노력의 결과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하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퍼플섬은 연 40만 명, 수선화 섬 선도 연 1만 명 등 관광객 연 70만 명이 찾아오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청년이 찾아오는 신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청년 어선 임대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업에 종사하고 싶어도 여건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어업기반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 이 사업은 청년 어업인과 어선주 간 어선 임대 계약을 중개해주고 임차료 일부(최대 2년분의 5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요조사에서 215명의 어업인이 101척의 어선을 신청할 정도로 인기 높은 사업이다.

 

대한민국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이렇듯 참신한 신안군의 시책들이 앞으로 인구 증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 상기 내용은 8. 10일자 '브릿지경제' 신문에도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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