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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박사의-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⑪ 겨울철 별미, 박대로 만든 무의도 ‘박대 묵’

글/사진 김용구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 기사입력 2023/12/22 [09:36]

[김용구 박사의-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⑪ 겨울철 별미, 박대로 만든 무의도 ‘박대 묵’

글/사진 김용구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 입력 : 2023/12/22 [09:36]

지난 7일이 대설(大雪)이고, 22일은 동지(冬至)다. 24절기로 보면 겨울철이다. 겨울철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던 박대라는 생선껍질로 만든 ‘박대 묵’을 소개한다.

 

박대는 가자미목 참서대과 바닷물고기로 길이는 30∼50㎝다.

 

박대는 바다 생선 중에서 비린내가 심하지 않아 즐겨 먹는 생선이다. 맛도 고소하고 발라먹기 쉬우며 씹는 맛도 좋아 누구나 좋아하는 생선 중 하나이다.

 

몸은 위아래로 납작하며 체형은 긴 타원형이다.

 

특히 박대는 넓적하고 길쭉한 모양과 한쪽으로 심하게 몰린 눈 등 못난 모양 때문에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해서 ‘박대’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가 전해진다.

 

박대 껍질로 만든 ‘박대 묵’은 겨울철 향토음식이다.

 

소무의도 '박대묵'/사진=김용구 박사


박대는 주로 서해안 진흙 바닥이나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기수 지역에 서식해 전북 군산, 충남 서천, 인천 지역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박대 묵’은 동물성 젤라틴이어서 탱글탱글한 식감으로 비린내도 별로 나지 않는다. 그러나 상온에 두면 서서히 녹아내려 물이 된다. 잘 만든 ‘박대 묵’은 ‘우무’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양념을 해서 밑반찬이나 야식으로 먹었는데, 맛이 담백하고 시원한 게 특징이다.

 

‘박대 묵’을 만드는 방법은 물에 불려 비늘을 벗긴 박대 껍질에 물을 넣고 박대 껍질이 녹아 없어질 때까지 끓인 후 체에 밭쳐 묵 틀에 부어 만든다.

 

충남에서는 생강즙을 넣기도 한다.

 

박대의 껍질을 이용해서 만든 묵이기에 ‘박대 껍질묵’이라고도 하며, 묵이 흔들리는 모양이 벌벌 떠는 것 같다고 해 벌버리 혹은 벌벌이묵(디지털군산문화대전)이라고도 부른다.

 

인천의 경우 무의도, 영종도나 영흥도 주민들이 겨울철에 즐겨 먹었다고 한다. 현재는 소무의도 있는 해병호횟집에서 겨울철에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소무의도에서 '박대 묵'을 하는 해병호횟집/사진=김지연씨 


‘박대 묵’은 대부분 콜라겐 덩어리이며 ‘우무’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소성주 막걸리 한잔과 잘 어울린다.

 

‘박대 묵’은 환경실천이면서 자원재활용의 선조의 지혜가 담긴 겨울별 별미음식이다. 이름도 정겹다. ‘박대 묵’을 썰어 놓으면 벌벌 떤다고 해서 일명 ‘벌벌이묵’이라고 부른다.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 남서쪽에 있으며 행정구역상 인천시 중구 무의동이다. 최근 다리가 연결돼 자동차나 시배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봄·가을에는 낚시 및 등산, 여름에는 해수욕장 방문으로 차량이 크게 밀리는 편이다.

 

무의도 해변/사진=김용구 박사


과거 소무의도에서 주목망(정치:定置, 어구의 하나로 그물의 입구 양쪽을 나무나 닻으로 고정하여 조류에 따라 이동하는 고기를 잡는 어업방식)을 이용해 새우-동백하를 많이 잡았다고 하며, 안강망 어선이 40척 정도 있을 정도로 부유했던 섬이었다고 한다.

 

인천상륙작전 당시에는 군병참기지로 이용됐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휴일을 즐겼던 한적한 명사의 해변도 있다. 최근 광어가 많이 잡혀 광어 천국으로 알려졌다. 소무의도 다리아래, 부처깨미 해변, 몽여 해변 등이 낚시터로 유명하다.

 

무의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에 하나이다. 등산 코스는 큰무리선착장~당산~헬기장~국사봉~구름다리~호룡곡산~광명선착장으로 전체 약 7㎞이며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호룡곡산 정상에서 보이는 인천 앞바다/사진=김용구 박사 

 

정상에 오르면 영흥도, 자월도, 덕적도, 팔미도, 송도 국제도시가 보일 정도로 주변 전망이 뛰어나다.

 

최근 산림청에서 국립 무의도자연휴양림을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무의도 하나깨해수욕장 주변 무의지역 해상관광탐방 둘레길 코스도 유명하다.

 

1980년까지만 해도 인천시내 전통시장 주변에서 어묵을 즉석 가공해서 판매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인기가 많은 제품이었다.

 

인천의 향토음식이었던 묵 제품이 다시 활기를 찾기를 기대하며, ‘박대 묵’과 막걸리 한잔으로 한 해를 정리해 보면 어떨까.

 

* 이 기사는 경기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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