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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신안 반월도 이정옥 소장..제2회 김우중 의료인상 선정

주민께 달려가기 위해, 30년간 치마 입거나 구두 신은 적 없어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2/12/10 [11:16]

[인물]신안 반월도 이정옥 소장..제2회 김우중 의료인상 선정

주민께 달려가기 위해, 30년간 치마 입거나 구두 신은 적 없어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2/12/10 [11:16]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 이정옥 보건진료소장/대우재단


전남 신안군 반월도 이정옥 보건진료소장이 제2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우재단은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 이정옥 보건진료소장(55)과 이효민 국경없는의사회 의사(45)를 제2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정옥 소장은 1989년 진도군 대마도 보건진료소에 부임한 이후 33년간 의사가 없는 신안군 추포도, 매화도, 고이도, 흑산도, 가란도 등 7개 섬을 돌며 주민들의 건강을 돌봐왔다.

 

섬마을 간호사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처음엔 섬에 있는 인부들이 무서워 개를 키우기도 하고 고된 일상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마다 울기도 했다.

 

경남 마산 출신인 이 소장은 초창기 전라도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해 주민들과 대화할 때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후 영어 공부하듯 단어장을 만들어 사투리 공부에 매진했다. 일부러 또래 주민을 진료소로 놀러 오게 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섬 지리를 익히기 위해 마을 지도를 만드는 건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하는 당연한 일이 됐다. 길눈이 익어야 밤에 환자가 찾아도 찾아갈 수 있어서다.

 

그는 30년간 한 번도 치마를 입거나 구두를 신은 적이 없다고 했다. 위급한 섬 주민에게 언제든 달려가기 위해서다.

 

일상 속 보건활동을 이어온 이정옥 소장은 특히 찜질방 사업에 주목했다. 찜질방 사업은 신안군수의 제안으로 주민들이 일한 뒤 땀을 빼는 기능으로 시작됐지만, 이 소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을 어른들이 겨울에 보일러를 잘 틀지 않고 머리도 잘 감지 않는 점에 착안해 찜질방을 보건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효과적으로 운영해왔다.

 

그 결과 노인들이 보건진료소에 문의하고 이용하는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한편 김우중 의료인상은 고 김우중 대우 회장이 출연해 시작된 대우재단의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2021년 제정됐다.

 

2021년 제1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는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치과의사와 정우남 완도보건의료원 행복의원장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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