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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디벨로퍼 윤선도-정원으로 서남해안을 경영하다

완도 보길도 윤선도 원림 방문 전 읽으면 좋을 책
이태겸 지음/218쪽/픽셀하우스

김채경 기자 | 기사입력 2022/11/29 [11:28]

[신간]디벨로퍼 윤선도-정원으로 서남해안을 경영하다

완도 보길도 윤선도 원림 방문 전 읽으면 좋을 책
이태겸 지음/218쪽/픽셀하우스

김채경 기자 | 입력 : 2022/11/29 [11:28]

 

남도여행을 하는 사람이나 조경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남 완도군 보길도의 세연정과 낙서재, 동천석실 등 윤선도 원림을 한 번쯤 찾아가 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옛 정원의 문화경관적 해석을 주제로 조경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태겸 작가(한국섬진흥원 연구위원 재직)는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지역 사회와 문화유산이 가득한 섬을 찾아다니며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윤선도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저자는 자연 애호가로서 윤선도를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정원과 간척지, 산업과 물류, 개발과 관리 같은 개발자 윤선도를 보는 시각으로 접근했다.

 

더욱이 입체화한 윤선도 캐릭터와 넓어진 세계관은 소설과 드라마, 영화의 시나리오로 손색이 없는 매력적인 소재를 제공한다. 

 

전통 정원에서 떠오른 질문들

 

경제적인 이유로 시행됐던 인클로저법 덕분에 영국의 풍경식 정원이 만들어진 것처럼, 세속적인 욕심을 떠나 청빈한 공간으로 알려진 우리의 옛 정원에도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동안 사상과 자연관, 도교와 풍수를 근거로 해석했던 윤선도의 정원을 사회제도와 경제정책, 지역개발과 연결해 짚어본다.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중심지로서 정원을 다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시대 지역개발의 현장

 

조선 시대의 토지제도 및 생활방식은 오늘날과 큰 차이가 있다. 조선 초기 산림천택(山林川澤)의 사적인 소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가 16세기부터 지배층의 사유화가 시작되면서 완화되었다.

 

해남 윤씨 가문의 토지 확장은 주로 토지의 매입과 간척지 개간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해남 일대에 넓은 경작지를 소유하게 되었다. 윤선도는 지리와 해양, 자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문의 경작지를 간척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에 원림들을 조성하였다.

 

혁신적인 경영자 윤선도의 발견

 

윤선도의 경영은 성공적이었다. 특히 공간에 대한 감각이 누구보다 뛰어났던 윤선도가 장소의 가치를 발견하고 연결하며 확장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지금의 디벨로퍼가 제안하는 개발의 과정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윤선도는 간척사업을 통해 토지를 확충하고 농경지를 확장했다. 그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어장과 염분을 사유화하고 바닷길을 관리하면서 특산물 유통으로 지역 경제를 움직였다. 그러나 단순히 경제적 지배력만을 키워나가지는 않았다.

 

간척지 일부를 생활고에 시달렸던 주민에게 돌려주면서 지금도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오늘날 유능한 디벨로퍼처럼 치밀하고 탁월한 계획으로 이 모든 일을 이끌어간 윤선도의 사상과 감각을 입체적으로 다룰 이유가 이제 충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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