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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해경 아카이브/사라지는 항·포구](38)목포 외달도선착장
섬 관광지화..여객선 운항 현재의 뒷선창으로 옮겨

70년대 방문객 없는 ‘빳다리섬’..2000년대 이후 목포 배후 관광지로 변모
서해해경청, 선박관제 및 해상 정보제공해 국민 생명·안전에 주력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2/07/06 [09:32]

[서해해경 아카이브/사라지는 항·포구](38)목포 외달도선착장
섬 관광지화..여객선 운항 현재의 뒷선창으로 옮겨

70년대 방문객 없는 ‘빳다리섬’..2000년대 이후 목포 배후 관광지로 변모
서해해경청, 선박관제 및 해상 정보제공해 국민 생명·안전에 주력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2/07/06 [09:32]

외달도 선착장/서해해경청


“목포항VTS! 여기는 슬로아일랜드호, 3명 하선, 4명 승선.”

 

“여기는 목포항VTS, 알겠습니다. 항로에 특이사항 없습니다. 안전 운항하십시오.”

 

목포항을 떠난 차도선은 출항 시작과 함께 수시로 필요시에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의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하며 목적지인 외달도를 향해 항해했다.

 

해양경찰이 해양주권수호, 해양치안서비스와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활약하고 있음을 차도선과 목포항VTS의 무선 통신은 여실히 보여줬다.

 

그렇게 차도선은 목포 인근의 도서로 순항했다. 차도선이 향하는 목포시 서쪽 바다에는 사람이 사는 4개의 섬이 있다. 달리도, 장좌도, 율도, 외달도가 이들 섬으로 이들 도서는 행정구역상 목포시에 속한다.

 

율도와 달리도 사이의 보리섬/서해해경청


장좌도와 율도는 목포시 북항 인근의 해안에서 직선거리로 3~6km의 지척이다. 하지만 차도선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느끼는 생활상의 거리는 여느 섬과 다를 바 없다. 이들 섬과 연결되는 차도선은 하루 4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슬로아일랜드’란 이름의 차도선이 이들 섬을 운항하고 있다. 이 차도선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북항이 아닌,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항해 달리도-장좌도-율도를 거쳐 외달도에 이른다. 장좌도에 승·하선하는 여객이 있을 경우 달리도까지는 통상 1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외달도는 이 차도선이 마지막으로 기항하는 곳에 위치한다. 외달도는 ‘바다에 홀로 떠있는 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곳 주민들이 ‘외달도의 옛날 이름이 빳다리(밖다리)였다‘고 말하는 것에 비추어 보면 외달도는 ‘달리도의 밖에 있는 섬’에서 기원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외달도는 섬 관광안내판에 거주민 대다수의 집이 민박집으로 설명된 것에서 나타나듯 관광지로 변모했다. 차도선이 기항하는 선착장 인근에는 대규모 해수풀장이 마련돼 있고 코로나가 유행하기 이전에는 상당수의 외지인이 이 풀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어 한때는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만 민박이 가능했습니다.”

 

이 섬의 토박이이자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씨(71)는 ‘외달도가 관광지화된 것은 20여년정도 됐다’며 ‘풀장이 개장되는 여름철에는 하루에 1천명 이상이 방문해 섬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방문객에 맞춰 당시에는 1시간마다 차도선이 운항되는 등 큰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의 방문은 섬 주민들의 생활불편도 가져왔다.

 

외달도 해수욕장/서해해경청


이 중 하나가 선착장의 변경이다. 섬이 관광지화되면서 선착장의 위치가 마을 앞의 ‘앞선창’에서 해수풀장과 인접한 ‘뒷선창’으로 옮겨가 주민들의 이동거리가 늘어난 것이다.

 

“10여 년 전, 여객선 선착장이 현재의 뒷선창 자리로 옮겨졌습니다. 관광객 편의와 함께 예전 앞선창의 경우 목포항에 드나드는 각종 선박 항로와 인접해 복잡하고 위험할 뿐만 아니라 수심도 얕아서 차도선의 운항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김○○할아버지(81)는 ‘선착장이 옮겨지기 전 얼마동안은 여름철에만 현재의 뒷선창에 여객선이 정박하고 겨울철에는 앞선창에 정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외달도는 인접한 달리도나 율도에 비해 섬의 규모가 작다. 이런 이유로 국내 출산율이 정점에 이르던 1970년대에도 100여명 가량만이 거주했으며, 섬을 찾는 외지인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외달도에는 5일마다 배가 다녔습니다. 당시 여객선은 1항차 운항에서 목포-고하도-허사도-영암 가지도-목포 간을 운항했고, 2항차에서는 목포-율도-달리도-목포를 운항했는데, 2항차에서 율도 다음에 달리도를 들리는 방식으로 5일마다 오전과 오후에 왕복 운항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선원생활을 했다는 박○○선장(67·슬로아일랜드호)은 현재와 유사한 차도선이 운항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라고 밝혔다.

 

외달도 옛선착장인 앞선창/서해해경청


박 선장은 ‘목포와 인근의 앞바다 사이를 운항한 여객선의 경우 6.25이후에는 통통배로 목선인 길성호와 흥해호가 운항됐고, 60년대에는 철부선인 유신호가, 1990년대에는 차도선인 신진페리, 그리고 2019년부터 현재의 슬로아일랜드가 운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달도에서는 논밭을 찾기가 어렵다. 김○○할머니(80)는 ‘예전에는 간척된 논밭이 조금 있었는데, 관광지 조성을 목적으로 목포시에 인계돼 이곳에 풀장 등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논밭이 드물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보리와 고구마를 주식으로 먹었다고 한다.

 

외달도는 신안군의 여러 섬을 드나드는 길목에 위치해서인지 신안과 유사한 특이한 상장례 풍속이 예전에는 잔존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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