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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케이블카 타고 유달산에서 고하도까지...목포 고하도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0/12/14 [14:39]

해상케이블카 타고 유달산에서 고하도까지...목포 고하도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0/12/14 [14:39]

 고하도 용머리 해얀테크. 해식 절벽을 따라 1.5km 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화향백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는 말이 있다. 꽃의 향기는 백리를,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는 의미이겠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한때 존경해마지 않았던 어르신께서는 생전에 “실낱같은 인연”이란 말을 즐겨 사용하셨다. 사람의 인연이란 어떠한 인연이라 할지라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 보면, 인연에도 귀천을 가릴 때가 많다. 한때는 동앗줄처럼 탄탄할 것만 같던 인연이 썩은 새끼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세태에서 대학에서 만나 한결같이 인연을 이어오고 있느니, 그 얼마나 향기로운 일인가. 1981년 같은 계열에 입학하여 독서토론 등을 통해 의기투합한 동기생끼리 최근 목포에 다녀왔다. 대학 졸업 후 각자의 일터를 찾아 전국으로 흩어졌던 친구들이 모처럼 만나 망중한을 즐긴 것이다.

 

애초에는 부인을 동반하여 1박 2일의 일정이었으나, 최근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모임을 단출하게 축소했다. 올 수 있는 친구 몇몇끼리 당일치기 모임을 기진 것이다.

 

대학 동창들과 ‘낭만 목포’와 고하도 나들이

 

 여수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하여, 목포 북항의 낙지요리 집에 11시 30분 도착했다. 산 낙지 비빔밥에 고구마 막걸리를 반주로 곁들이고, 지난해 9월 개통한 목포 해상케이블카 북항스테이션으로 걸어가서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목포해상케이블카


말로만 듣던 해상케이블카는 유달산을 가로지르는데 그 기상도 늠름한 이등바위와 일등바위 옆을 지난다.

 

좌측으로는 목포시가지가 펼쳐지고 유명한 노적봉과 삼학도가 보인다. 목포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게 소박해 보인다. 이어 목포항이 보인다.

 

목포항을 보는 순간, 기억의 시계는 어느새 나를 열여섯 까까머리 시절로 안내한다. 갯벌 질펀한 신안군의 한 섬에서 태어나 한 번도 육지에 나가본 적 없던 소년에게 처음 본 목포항은 그야말로 신천지였다. 그때의 감흥을 옮긴 졸시가 있다.

 

= 목포항 =

 

전장포 새우젓 가득 싣고

지도 선창까지

힘겹게 달려온 여객선

다시 증도 거쳐 병풍도 거쳐

섬과 섬 사이 유영하길

어언 네 시간

저어기 유달산이 보이네

꿈인가

생시인가

열여섯 섬 소년의

첫 설렘

아 그리던 목포항

병풍처럼 둘러선

건물 숲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 같은

버스도 처음 타 보고

기차도 처음 보고

 

당시 유달산은 마치 지금의 설악산 공룡능선만큼이나 장대하게 여겨졌고, 목포항을 둘러싼 건물들은 맨해튼 마천루처럼 여겨졌다. 또한 유달산 맞은편 고하도 용머리 해변은 거대한 요새 형상으로, 용이 기어가듯 기다랗게 진을 치고 있었다.

 

사공의 뱃노래 뒤로 하고, 다시 용트림하는 목포

 

이제 다시 케이블카 안이다. 우측으로는 장엄한 목포대교가 예술작품 인양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너머로는 해남의 화원반도와 신안군의 크고 작은 섬들, 저 멀리 천사대교도 희미하게 조망된다.

 

 유달산 너머 고하도로 향하는 해상케이블카. 3.23km로 국내 최장 거리다


지난해 10월에 개통한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국내 최장인 3.23km의 거리로 북항을 떠나, 40분간 비행하며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다. 고하도 스테이션에 도착하여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오르니, 임진왜란 때 활약한 판옥선 모형을 활용해 디자인한 독특한 모양의 고하도 전망대에 이른다.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온다. 목포 신항에는 녹슨 세월가 아픔을 간직한 채 서 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는 용머리 해안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깎아져 내린 해식 절벽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 1.5km의 탐방로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목포 앞바다와 고하도의 숨결을 한층 깊이 맡을 수 있다.

 

고하도는 남쪽의 장구도와 허사도 등을 거느리고 있다. 2012년에 고하도와 북항을 연결하는 목포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지와 연륙 되었다. 삼국시대부터 주민이 거주하였는데 높은 산(유달산) 밑에 있는 섬이라 하여 고하도라 부르게 되었는 설이 있다.

 

고하도 기후는 온난하고 습윤하며 무상 기일이 200일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육지면(陸地棉) 재배에 성공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에 의해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되어 왜적의 침투를 막아낸 곳으로 이충무공 유적(전라남도 기념물 제10호)과 이충무공 기념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가 있다.

 

고하도 용머리 해안 '해안데크' 이어, '국립호남식물자원관' 곧 개관

 

현재 고하도는 전망대 아래에서부터 우측으로 약 1km에 이르는 해안테크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여기에 350만 점 이상의 생물 표본을 보존하는 수장시설과 다양한 연구 시설을 갖춘 ‘국립호남식물자원관’이 개관되면 목포 근대문화 역사관과 신안군 천사대교를 연계하여 고하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된 판옥선 모형을 잇디어 건립한 고하도 전망대


고하도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첫 출발지인 북항 스테이션으로 되돌아와 유달산 노적봉 아래에 있는 목포근대역사관 1관과 2관을 향했다.

 

1관은 일본 강점기 시대 옛 일본영사관이었으며, 2관은 동양척식 주식회사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역사관 사이로는 일본인들이 살았던 가옥들이 지금도 당시 형태를 유지하고 남아 있는 곳이 많았다.

 

 일제 강점기 옛 일본 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볼 수 있는 목포근대역사의 거리 


지금은 카페로 개조된 적산가옥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내년 3월 광주에서 1박 2일을 기약하며 저마다의 삶터로 향했다. 목포시가지엔 이미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었다.

 

■ 추천사이트 : 목포시 홈페이지 : https://www.mokpo.go.kr/tour/theme/climb/gohado_dullegil

                                            목포시 문화관광 : https://www.mokpo.go.kr/tour/theme/climb/gohado_dullegil

                                            대한민국 구석구석 : https://me2.do/51nBCO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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