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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남도가 문을 연 ‘섬택근무제’ 환영한다

한국섬뉴스 | 기사입력 2021/05/10 [13:55]

[사설]경남도가 문을 연 ‘섬택근무제’ 환영한다

한국섬뉴스 | 입력 : 2021/05/10 [13:55]

경상남도가 전국 지자제로는 처음으로 '섬택근무' 시대를 열었다. 경남도와 경남 진주에 소재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 지난 4일 통영의 두미도에서 섬택근무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음과 넥센 등 인터넷 대기업들이 10여 년 전 본사를 제주도로 옮긴 적이 있지만 지자체가 나서 섬택근무 시대를 연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임이 분명하다.

 

중진공 직원들은 10여 명 내외에서 두미도 사무실의 원격근무 시스템을 활용해 일주일에 3일 정도 일하게 된다고 한다. 당초 오늘부터 근무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중진공에 확인한 결과 현재 사내 공고를 통해 섬택근무 희망자를 신청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제 섬택근무는 조금 늦어질 전망이다.

 

통영에서 여객선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두미도는 섬 둘레가 14km에 이르는 작지 않은 섬이다. 전성기에는 인구가 500여 명에 이르고 초등학교도 2개가 있었으나 현재는 61가구에 9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러나 동백 숲과 산야초, 해산물 등 섬 고유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경남도는 지난해 ‘살고 싶은 섬’ 1호로 두미도를 선정한 바 있다.

 

두미도는 통영의 섬 중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 외에 해저로 인터넷 광랜이 연결되어 컴퓨터로 일하는 요즘의 작업환경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경남도는 포착했다. 그리고 올 1월부터 진주 경남혁신도시에 입주해있는 공공기관인 중진공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두미도 주민들과의 협의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적막하던 섬에 젊은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가 개소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환영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중진공 직원들이 쓸 사무실은 구 청년회관 사무실을, 직원 숙소로는 경로당 2층을 리모델링 해 사용하도록 했다.

 

섬은 오가기 힘든 면이 있지만 역발상으로 접근하면 활용 가능한 가치가 높은 곳일 수도 있다. 고립된 공간인 섬은 오히려 창의적인 근무 공간이 될 수 있고, 이는 업무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도 글로벌미디어센터에서 일했던 다음의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 절약과 복지 지원책 등에 힘입어 사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갈수록 고령화로 생명력을 잃어가는 섬의 진흥을 위해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가고 싶은 섬’ 사업이나 ‘살고 싶은 섬’ 사업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여기에 경남도와 중진공이 이번에 시도한 섬택근무가 성과를 거두어 앞으로 ‘1사1섬택근무’ 시대로 확산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많은 섬들이 활력 있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두미도 주민들은 중진공 직원들이 섬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돕고, 중진공 직원들은 주민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 또한 경남도와 통영시는 섬택근무제가 잘 뿌리내리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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