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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미술관'을 품은 '섬 속의 섬'...연홍도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1/05/01 [17:16]

‘지붕 없는 미술관'을 품은 '섬 속의 섬'...연홍도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1/05/01 [17:16]

 지붕 없는 미술관 연홍도 해안가에 설치된 조형물


전남 신안이나 여수, 완도처럼 섬이 많지는 않지만 고흥에도 꽤 섬이 많다. 고흥군청에 따르면 고흥의 섬은 유인도 23개, 무인도 207개 등 230개다. 고흥의 섬들 중 요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두 섬을 꼽으라면 ‘연홍도’와 ‘애도(쑥섬)’다.     

 

고흥의 핫한 섬 연홍도와 애도(쑥섬)     

 

두 섬은 비슷한 데가 많다. 우선 섬의 크기다. 연홍도는 서울 여의도의 0.14배, 애도는 여의도의 0.58배다. 최고봉도 애도가 83m, 연홍도가 81m로 도긴개긴이다. 섬을 접근하는 데도 도선으로 5분 거리다. 애도 인근에는 나로호 우주센터와 국가 편백숲을 품은 봉래산이 있는가 하면 연홍도 인근에는 난대 생태숲으로 유명한 적대봉이 있다.   

 

 

힐링파크 애도는 전라남도 제1호 민간정원이다. 섬 정상에 조성된 비밀의 화원은 300여 종류의 꽃들이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다(본지 ‘섬기행-난대원시림에 사계절 꽃과 새소리..애도' 21.11.18). 반면 연홍도는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모한 예술섬이다.      

 

 신양선착장에서 연홍도를 오가는 연홍호

 

연홍도를 가기 위해 고흥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건너 신양선착장으로 향한다. 연홍도는 400여 년 전 밀양 박씨가 처음 입도했는데 섬이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연(鳶)과 같다고 하여 연홍도(鳶洪島)라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거금도와 맥이 이어져 있다는 이유로 '이을 연(連)'으로 바뀌었다. 또한 섬의 지형이 말의 형상과 같다 하여 초창기 마도(馬島)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연홍도 황금기는 1980년대 김 양식 시절     

 

연홍도의 황금기는 1980년대 김 양식을 하던 시절이다. 작은 섬에는 900여 명이 거주해 북적였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김 양식장이 신안 등 다른 고장으로 확산되면서 연홍도 김 양식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 현재는 전성기의 1/10에도 못 미치는 51가구에 고령의 주민 80여 명이 살고 있다.      

 

 연홍도 선착장의 표지석


섬에서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아이들도 줄어들어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는 1993년 문을 닫는다. 이러한 연홍도에 다시 사람이 몰려오게 된 계기는 2015년 ‘가고 싶은 섬’ 사업에 선정되고 나면서부터다.     

 

가고 싶은 섬 사업은 일본의 나오시마처럼 활력을 잃은 섬을 예술섬으로 탈바꿈시켜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전라남도의 섬 재생 프로젝트다. 연홍도는 이를 계기로 예술이란 바람을 타고 연처럼 다시 날 수 있게 됐다.     

 연홍도 선착장 좌측의 조형물들..'연홍아 놀자' 


선착장에 내리니 연홍도 방문을 환영하는 아치와 그 좌측으로 커다란 흰 뿔소라 조형물이 반긴다. 소라 조형물은 이 지역 특산물인 소라를 형상화한 것이다. 마을로 들어서니 알록달록한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의 나오시마처럼 섬 전체가 예술섬으로 변모     

 

 마을 주민들의 희노애락을 담은..'연홍사진박물관'


마을 담벼락에는 주민들의 옛 추억(졸업과 여행, 결혼 등)을 담은 200여 점의 사진들이 타일로 붙여져 있다. 연홍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연홍사진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박치기왕 김일 선수와 연홍도 출신 프로레슬러들이 그려진 벽화


골목 입구에는 거금도 출신의 왕년 박치기왕 김일 선수와 연홍도 출신 프로레슬러 두 명이 그려진 벽화가 있다. 이중 백종호 씨는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레슬러’였는데 영화 ‘반칙왕’(2000년 개봉)의 실제 모델이라 한다.     

 

 아르끝 둘레길 


선착장에서 마을 골목길을 따라 약 300여 m 지점에 이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아르(아래의 지역방언)끝 둘레길’과 연홍미술관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섬의 좌측을 따라 해안 오솔길로 이어지는 아르끝 둘레길은 1.8km에 이른다.

 

 아르끝 길에 핀 찔레꽃


발치에서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음악 삼아 하얗게 핀 찔레꽃 향을 맡으며 걷는 산책길은 한가하기만 하다. 산책로는 우측으로 꺾이고 바다 건너 완도의 금당도가 보인다. 그 사이로 제주와 녹동항을 오가는 커다란 여객선이 고래가 헤엄치듯 느릿느릿 지나간다.      

 

 연홍도 해변에서 바라본 완도 금당도


금당도는 현재 주민 1000여 명이 살고 있는 큰 섬으로 사면이 암반으로 형성돼 있다. 수 만 년 동안 파도와 풍우에 씻겨 신비로운 형상을 이룬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해안절벽으로 이뤄진 금당 8경을 비롯해 세포전망대, 해안일주도로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금당도는 올해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 사업에 선정되어 향후 섬 고유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중심으로 둘레길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골목과 해안도로에 그림과 조형물 60여 점, 방문객 반겨     

 

 아르끝 길 지나 마을 골목길


고저 차이가 별로 없는 아르끝 둘레길은 금세 마을 골목으로 이어지고, 골목 담장 곳곳에 설치된 ‘정크 아트’(쓰레기나 고물 등을 재활용해 만드는 예술작품)가 눈길을 끈다. 연홍미술관으로 가는 해안도로에도 여러 테마의 철제 조각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고물을 재활용해 만든 정크아트 조형물


굴렁쇠 굴리는 아이, 카메라 파인더로 촬영할 대상물을 포착하는 사진작가, 친구의 자전거를 미는 아이, 강아지를 따라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들‥. 이 작품들의 주 무대가 되어주는 곳은 역시 금당도와 연홍도 앞바다다.      

 

 해안가에 설치된 조형물..'굴렁쇠 굴리는 아이'


관람객들 또한 다양하다. 연인, 어린이를 걷게 하고 그 뒤를 따르는 젊은 부부, 모녀간, 부부지간, 초등 동창생들로 보이는 중년들, 여고 친구들로 보이는 아주머니 등등.      

 

 카메라 파인더로 촬영할 대상물을 포착하는 사진작가


이어 연홍미술관이다. 연홍도를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칭한다면 연홍도 내에 있는 연홍미술관은 ‘지붕이 있는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연홍미술관 내부


연홍미술관은 폐교된 분교를 활용해 2006년 11월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자그마한 교실 2동과 관사를 개조하여 전시실과 숙소 식당 등을 꾸몄다. 미술관에서는 주로 회화작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전시된다.      

 

폐교 활용한 연홍미술관’ 덕분에 지붕 없는 미술관’ 탄생     

 

미술관 마당에는 꽃밭과 쉼터가 조성되어 있고 해송 2그루와 이순신 장군 동상, 학교 종탑 등이 있다. 연홍미술관 선호남 관장은 한때 여수에서 활동한 재야 미술가 출신이라 한다.

 

 폐교를 활용해 지은 연홍미술관과 카페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 사업에 연홍도가 선정된 데는 이 지붕 있는 미술관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일테면 지붕 있는 미술관 덕분에 지붕 없는 미술관이 탄생한 것이다.      

 

 프랑스 설치미술가 실뱅 페리에의 작품 '은빛 물고기'


미술관 앞 해변에는 프랑스의 설치미술가 실뱅 페리에의 ‘은빛 물고기’라는 작품이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마침 바다는 썰물이어서 물고기 형상을 구성하는 스테인리스는 앙상한 가시처럼 갯벌 위에 드러나 있다. 바닷물이 만조가 되어 이 구조물의 등허리까지 적신다면 물고기가 헤엄처 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풍광이 연출될 것 같다.      

 

 좀바끝 길의 전망대


연홍미술관에서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 시멘트 길이 나오는데 좀바끝 길이다. 좀바는 붉은 생선인 쏨뱅이를 일컫는 이 지역 방언인데 연홍도 일대에서 많이 잡힌다고 한다. 전망대 가는 숲길에 두 개의 ‘LOVE’ 조형물이 젊은 연인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다. 이어진 전망대는 금당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지만 나무들에 가려 시야는 좋지 않다.     

 

 연홍공방


다시 연홍미술관 앞 삼거리로 돌아와 북쪽 몽돌 해변가 쪽으로 걷는다. 낮은 경사의 언덕배기를 넘어서니 연홍공방이 있다. 연홍공방은 미션 무료체험을 하는 곳이다. 해안가 쓰레기(부표)로 화분 만들기를 하면서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체험하는 프로젝트인데 현재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연홍도 고유의 주제로 완성을 향해 나가는 예술섬 됐으면     

 

선착장으로 연결된 북쪽 해안을 따라 걷다 보니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관능미 넘치는 인어상이 나온다. 조금 더 걸으니 인어상에 대비된 젊은 어부상이 설치돼 있다.

 

 연홍도 북쪽 해안가의 인어상


지금까지 느껴왔던 연홍도의 이미지와는 다소 엇박자를 내는듯한 느낌이다. 연홍도를 찾는 이들에게 뭔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시도는 좋지만 왠지 난개발 식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젊은 어부상


기존 작품들을 리뉴얼링하고, 또 새로운 작품들을 설치하더라도 연홍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주제와 색채에 걸맞은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푸른 유채밭이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연홍선착장으로 돌아오면서 느낀 단상이다.       

 

 

1. 위 치 

  o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전리     

 

2. 연홍도 가는 길

  o 신양선착장 :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1421-5(주차무료)

   - 신양 선착장 1일 7회 운항(5분 소요)

   - 신양↔연홍 : 07:55,09:45,11:00,12:30,14:30,16:00,18:00(하계, 4월~9월)

                  07:55,09:45,11:00,12:30,14:30,16:00,17:30(동계, 10월~3월)

  o 연홍호 선장 010-8585-0769

   


3. 섬에서 관람하기 : 걸어서 섬 한 바퀴, 섬 미술관 관람

  o 탐방길 : 연홍도 선착장 – 마을 골목 벽화길 – 작은 쉼터 – 아르끝 해안길 - 연홍미술관 - 좀바끝(정자)

    – 연홍미술관 -연홍공방 – 북쪽 해안가 – 선착장 (약 4km, 2시간)

  o 연홍미술관 : 010-7256-8855, 식당·팬션 예약 : 010-5064-0661     

 

4. 연계하여 가볼만한 명소 

  1) 적대봉 등산, 거금도 생태공원, 거금도 둘레길

    o 적대봉 등산

      -1코스(7.3km) : 청석마을-적대봉(5.3km)-동정마을(7.3km)

      -2코스(10.1km) : 청석마을-마당목재(5.7km)-서촌마을(10.1km)

      -3코스(7.3km) : 청석마을-마당목재(5.7km)-파성재(7.3km)

      -4코스(5.2km) : 파성재-적대봉-파성재

 

고흥에서 팔영산 다음으로 높은 적대봉


  2) 나로도우주센터 우주과학관(고흥군 봉래면 하반로 490, ☏061-830-8700)

 

  3) 애도(쑥섬)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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