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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107) ‘1박3식’의 식도락 여행...거제 이수도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4/04/03 [11:42]

[섬여행](107) ‘1박3식’의 식도락 여행...거제 이수도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4/04/03 [11:42]

식도락 여행을 위해 이수도로 떠나는 여행객들


제철 해산물로 차려진 푸짐한 어부의 밥상

 

홀로 떠나는 섬 여행도 좋지만 친구들과 혹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기는 섬 여행이 그리울 때가 있다. 더욱이 수려한 자연경관과 해조음이 쉼 없이 밀려오는 청정해역에서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주는 식도락 여행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몸만 홀가분하게 떠나도 점심부터 저녁, 다음 날 아침까지 해결된다. 그것도 평범한 ‘1박 3식’이 아닌 싱싱한 제철 해산물로 차려진 푸짐한 어부의 밥상이라니-. 식도락 여행지, 거제 이수도의 이야기다.

 

 

언젠가 지인들과 함께하면서 ‘1박 3식’ 이수도 여행의 참맛을 보려 했다. 그러나 이번 이수도 여행은 ‘맛보기 여행’이 되고 말았다. 애초 전남 고흥의 시산도를 가려했으나, 풍랑으로 배가 뜨지 않아 대안으로 이수도를 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수도 해역은 이상 기온이 아닌 데다, 섬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데도 3시간이면 충분해 이수도행 배가 출항하는 거제 시방선착장으로 향한다.

 

(사진 위) 등대에서 바라본 이수도. (사진 아래) 민박집으로 향하는 여행객들

 

시방선착장에서 이수도까지는 도선으로 10여 분 이내의 거리다. 이수도는 하늘에서 바라본 섬의 모양이, 마치 학이나 오리가 나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예전에는 ‘새섬’, ‘학섬’으로 불렸다. 그러다 멸치잡이 권현망이 들어와 마을이 부유해지자 바닷물이 이롭다 하여 ‘이로운 물의 섬이다’는 뜻의 이수도(利水島)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거제 청정해역인 섬 주변은 멸치, 갈치, 고등어, 도미, 대구 등이 많이 잡히며 김, 미역, 굴 등의 양식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특히 겨울철은 남해 연안에서 산란하는 대구의 주요 산란지이다.

 

맛과 풍경에 흠뻑 취하는 힐링의 섬

 

면적 0.384㎢, 해안선 길이 3.7㎞, 최고점 77.8m인 작은 섬 이수도에는 3월 말 현재 78여 세대 112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박정배 이장님에 의하면 이중 20여 세대가 1박3식의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세대 대부분은 민박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위) 이수도 민박집 골목. (사진 아래) 민박집 위치도

 

1박3식은 처음엔 섬을 찾는 낚시꾼에게 제공되던 서비스였으나, 입소문이 나면서 이수도만의 특화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식사는 섬에 도착한 점심부터 저녁, 다음 날 아침까지 제공된다. 다만, 민박집 예약 손님에 한해서다. 따라서 이수도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섬을 한 바퀴 트레킹하고 싶다면 민박집에 미리 전화해 점심이 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이수도 점심 밥상

 

다행히 점심이 된다는 민박집이 있어 이수도 도착 후 식사를 하는데 1만5000원짜리 밥상이 푸짐하기 그지없다. 열기어무조림, 아귀탕, 가오리찜, 콩잎, 꼴뚜기젓, 마늘쫑무침, 갈치속젓 등 반찬이 14가지에 달한다. 이 반찬에 젓가락질하면서도 눈길은 벌써 다른 반찬에 머문다. 민박집주인에 따르면 저녁과 아침에는 또 다른 메뉴로 밥상이 차려진다니, 1박3식의 이수도 밥상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민박집 식당에서 거제 장목면 방향으로 내려다본 전경

 

이수도 1박3식의 민박집 가격은 모두 균일제다. 평일 요금은 4인 이상은 1인당 9만원, 2인 30만원, 3인 35만원이다. 또한 주말에는 4인 이상은 1인당 10만원, 3인 38만원이며 초등학생과 유아는 조금 저렴하다.

 

섬 최고봉 77m, 남녀노소 쉽게 걷는 둘레길

 

여행에서 먹거리와 더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즐길 거리다. 이수도에는 에메랄드빛 거제 바다를 끼고, 솔숲을 따라 잘 조성된 둘레길이 있다. 약 3㎞에 이르는 둘레길은 식사 후 산책로로 적합하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물새전망대로 가는 길에 바라본 이수도

 

둘레길은 섬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섬 한가운데를 무찌르기도 하는데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어렵지 않다. 또한 조망 경관이 뛰어난 곳마다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산이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쉼터에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 도심에서 지친 심신이 금세 회복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이수도 둘레길

 

출발점인 선착장에서 남쪽으로 소나무 숲길을 따라 1㎞가량 걸으면 ‘물새전망대’에 도착한다. 그리고 바로 위쪽에는 섬 최고의 전망대인 ‘이물섬전망대’가 나오는데 3층으로 독특한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북쪽으로 한화리조트와 거가대교, 저도 등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부산 가덕도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사진 위) 이물섬전망대. (사진 아래) 바다 위를 연결한 출렁다리

 

이물섬전망대에서 동쪽으로 조금 더 걸으면 ‘해돋이전망대’에 도착한다. 넓게 펼쳐진 해안선 위로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절경인 곳이다. 그 아래에는 아찔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있다. 출렁다리 위에서는 상춘객들이 삼삼오오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망대 앞에는 이수도의 상징인 사슴 동상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지 못할 포토존이다. 이수도에 정상에는 한때 철조망을 치고 사슴을 키웠던 목장이 있었다고 한다.

 

해안낚시터에서 세월을 낚아보는 맛도 일품

 

해돋이전망대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 파도전망대로 향한다. 낮은 구릉을 따라 이어지는 길옆에서는 부서지는 파도와 물새 울음소리가 배경음악이 되어 준다. 좌측 이수도의 산자락에는 예전 ‘다랭이논’으로 짐작되는 농지들을 볼 수 있다.

 

(사진 위) 이수도에서 바라본 진해만. 가운데 섬은 '대통령의 섬'인 저도. (사진 아래) 해안산책로


작은 골짜기마다 조금씩 흘러내리는 물길을 만날 수 있다. 이수도는 지금 진주 남강물을 해저로 끌어다 쓰고 있지만, 예전부터 물이 좋아 건너편 시방마을 사람들도 이수도의 물을 길어다 먹었을 정도였다 한다. 해안낚시터로 향하다 반대편에서 오는 여러 무리의 남녀들을 만난다. 연령대는 40~70대인데 대부분 편안한 차림의 동창생으로 보인다. 민박집에서 점심을 마치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다.

 

낚시 삼매경에 빠져있는 한 낚시객


이수도선착장 근방의 해변 낚시터 아래서는 낚싯대를 들고 파도와 드잡이 하는 낚시객들을 볼 수 있다. 선착장 인근의 슈퍼에서 2만원에 1박 2일 동안 낚싯대 세트를 대여한다니, 대물은 아닐지라도 나른한 오후 햇살에 세월을 낚아보는 것도 좋을성싶다.

 

돌아오는 길엔 ‘매미성’ 들러 인생샷도

 

이수도에서 시방선착장으로 나왔다면, 바로 인근의 ‘매미성’을 들러봐야 한다. 이곳은 SNS에서 인생샷 성지로 유명하다.

 

백순삼씨가 혼자 쌓은 매미성. SNS에서 인생샷 성지로 유명하다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백순삼 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혼자서 쌓아 올린 벽이다. 바닷가 근처에 네모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길 반복한 것이 이제는 유럽의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성이 됐다. 설계도 한 장 없이 돌과 시멘트로 쌓아 올린 성이라니, 그 경이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1. 주 소

    o 경남 거제시 장목면 시방리

 

거제시 장목면 시방선착장

 

2. 가는 방법

    o 거제 시방선착장↔이수도

     - 시방→이수도 : 1일 5~6회(08:00, 10:00, 12:00, 14:00, 16:00, 18:00)

     - 이수도→시방 : 1일 5~6회(07:50, 09:50, 11:50, 13:50, 15:50, 17:50)

       ☎ 문 의 : 이수아일랜드호(매표소) 010-9902-2605

 

3. 트레킹 코스

    o 선착장 → 물새전망대 → 이물섬전망대 → 사슴농장터 → 해돋이전망대

      → 파도전망대 → 해안낚시터 → 선착장 원점 회귀(3.7km, 약 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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