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99) 겨울 마늘밭이 푸른, 서해의 하와이...태안 가의도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하기 좋은 섬
태안반도 자락에 있는 섬, 가의도(賈誼島)는 신진항(안흥 외항)에서 서쪽으로 5.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섬의 이름과 관련해서는 옛날 중국의 ‘가의’라는 사람이 이 섬에 피신하여 살았으므로 가의도라 했다는 설과, 이 섬이 신진도에서 볼 때 서쪽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가의 섬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서해에서 낚시가 잘 되는 섬으로 이름난 ‘가의도’
이번에 찾은 신진항의 아침 날씨는 차가웠으나, 여전히 활기에 차 넘쳤고 가의도행 배를 타는 매표소에는 낚시객들로 붐볐다. 주말 젊은 낚시객들의 시선 속에서 유일한 등산복 차림은 민망스러울 정도였다.
가의도의 핫플레이스 '신장벌해변과 독립문바위'
선착장에서 마을(굿두말)로 오르는 길은 조금 경사가 있다. 80대 후반으로 보이는 등 굽은 할머니가 유모차를 뒤에서 밀면서 힘겹게 오르시기에 “좀, 도와드릴까요” 했더니, 못 들으신다. 할머니는 혼잣말로, “어서 가야 하는디 하늘이 안 불러줘서 이렇다”며 쉬었다 걷다를 반복하신다.
아침, 바다에서 톳과 전복 등을 채취해 돌아오는 부부
마침 물이 깊게 빠진 썰물에서 밀물로 전환된 지 1시간 정도 지난 시각이어서 신장벌해변으로 먼저 발길을 옮긴다. 마을에서 신장벌까지의 길을 ‘소사나무길’이라 하는데 2.1km의 거리다. 높낮이가 그리 크지 않아, 초보자도 4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소사나무 사이로 가르마처럼 난 소롯길을 한가하게 걷노라니, 육지의 산이 주는 안온함과는 또 다른 뭔가가 있다.
신장벌해변은 모래 중에서도 아주 가는 모래로 형성된 해변이다. 해변 초입에서 독립문바위까지는 500여m인데 풍광이 아름답고 이색적이어서 ‘서해의 하와이’로 불린다. 독립문바위를 가려면 울툭불툭한 바위지대를 지난다. 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서 코끼리바위라고 해도 무방할 듯한데 뚫린 구멍의 높이가 어른 두 사람을 잇대어 놓은 정도다. 바위 뒤편에서는 낚시객 두 사람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대어를 기다리고 있다.
독립문바위를 뒤로하고 다시 마을 삼거리로 돌아온다. 중간중간에 새로 지은 집들이 보이고 민박집, 펜션들이 옛집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현재 외지에서 들어와 정착한 가구가 20%쯤 되는데 주로 민박업을 하거나 작은 낚싯배를 운영하며 생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가의도 수호신, 450년 거대한 은행나무
마을에서 남항 쪽으로 100여m 가다 보면 거대한 은행나무가 서 있다. 1996년 태안군에서 보호수로 지정했는데 수령 450년에 수고 40m, 둘레 7m에 달한다. 수령으로 보자면 서산 웅도의 반송과 비슷하다. 높이는 800년 된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4호)의 수고(樹高) 25m를 능가한다. 작은 섬에서 이처럼 거대한 은행나무가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령스럽게만 느껴진다.
가의도에 입도하기 전이나 후에 안흥항에서 둘러보면 좋은 곳이 있다. 바로 안흥항 근방에 있는 안흥진성과 태양해양유물전시관이다. 안흥진성은 임진왜란 직전인 1583년 선조 때 축성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국방 문화유산의 하나이다. 육지에 축성됐지만 군선들이 오가던 인근 해역까지도 활동의 공간이었다는 특징이 있다.
안흥진성 인근에서는 2만여 점의 청자를 싣고 가던 선박을 비롯해 5척의 고려, 조선시대 고선박이 발굴되었다. 2019년에 개관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은 이런 결과의 산물이다. 전시관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안흥진성과 마주하고 있다.
o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2. 가는 방법 o 신진항(안흥 외항) - 신진항→가의도(3회) : 08:30, 13:30, 17:00 - 가의도→신진항(3회) : 09:35, 14:05, 17:35 ☎ 문의 : 신한해운 041) 934-8772
3.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낚시 o 트레킹 코스 : 거리 6.8km(3~4시간 소요, 난이도 하) - 가의도 선착장~굿두말(마을)~소사나무길~신장벌해변~독립문 바위~굿두말~남항~ 큰산 전망대~굿두말~선착장 * 썰물 때를 맞춰가면 섬 탐방이 유리함
4. 식당 및 민박 o 금성식당·민박 : 041) 674-8312 o 팽나무집 민박 : 010-8935-7484 o 어촌민박 : 010-6634-1467 o 주선생민박 : 041) 674-1377 o 해변민박 : 041) 675-1230 *식사 여부 사전 전화 체크 후, 상황에 따라 간편식 준비
5. 추천사이트 :
양진형 기자 news@kislandnews.com
<저작권자 ⓒ 한국섬뉴스 - 국내 최초의 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