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장산곶에서 15km 떨어진, 국토의 아픈 손가락
인천에서 230km 떨어져 있어 쾌속선으로 네 시간 동안 물살을 갈라야 닿을 수 있는 땅, 너무 멀리 떨어져 애틋한 섬, 북한과 대치하고 있어 안타까운 섬-. 백령도는 우리 국토의 그리움이요, 아픈 손가락이다.
서해의 바닷길 중심에 위치해 번성했던 백령도는 6.25 전쟁 이후 남북이 대치하며 70여 년간 위태로운 삶을 살아왔다. 위도상 북한 땅보다 위쪽에 있어 서해 최북단 섬으로 부르는 백령도에선 북한 땅이 코앞이다. 백령도와 15km 떨어진, 설화 속 용맹스러운 장산곶매가 연상되는 북한 땅 장산곶 사이엔 갈 수 없는 바다가 존재한다.
백령도에 사람들이 물밀 듯이 밀려든 때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듬해다. 인민군을 피해 목숨을 걸고 인당수 바다를 건넌 사람들이었다. “내 금세 돌아 오갔시오.” 배에 오르며 고향의 부모, 처자식에 남긴 그 말이 생전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이야.
# 배표가 있어도, 하늘이 길을 열어줘야 갈 수 있는 곳
백령도의 지명은 조금씩 변해왔다. 고구려 영토에 속했던 시기엔 ‘고니섬’이란 뜻으로 고니 곡(鵠) 자를 써서 곡도라 불렀다. 고니 때가 많이 왔기 때문이란다. 백령도(白翎島)라 부르기 시작한 때는 고려시대부터다.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형상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유배의 섬이기도 했다. 고려의 개국 공신이자 왕건의 오른팔이던 유금필이 이 섬에 유배왔으며, 고려 충숙왕 10년(1323)엔 중국 원나라 발라태자가 귀양 왔다는 기록도 전한다. 조선 광해군 12년(1614) 백령도에 귀양을 왔던 이대기는 4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며 ‘백령도지’를 남겼는데 여기서 백령도를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묘사했다.
# 10억년 세월의 작품 두무진과 심청각, 천안함 위령탑
효녀 심청 설화가 탄생한 곳도 백령도다. 앞을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심청이가 치마폭을 뒤집어쓴 채 풍덩 몸을 던진 인당수는 백령도 서북쪽 두무진과 북한 장산곶 중간지점이다.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 용궁에 갔다가 타고 나온 연꽃이 걸려 있었다던 연봉바위는 심청이의 흔적으로 남았다.
# 용기원산전망대, 진촌리현무암과 하늬해변의 물범바위
진촌리현무암은 제주도의 암석과 같은 것으로 마그마가 지각을 뚫고 올라와 지표로 분출하며 만들어진 바위다. 철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진촌리현무암에서 지구 생태환경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감람석 알갱이가 박혀 있다.
점박이물범은 썰물 때 진촌리 북동쪽 하늬바다 앞 물범바위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를 당겨보니 이른 시각이어선지 몰라도 물범 대신 검은색 가마우지만 보인다. 가마우지는 몸길이 89cm~100cm로 물속에서 71초까지 머물며 먹이를 사냥해 잠수왕으로도 불린다.
# 우리나라 두 번째 교회 ‘중화동 교회’와 김대건 신부 유해를 모신 ’백령성당‘
# 용틀임바위와 콩돌해변, 사곶해변, 화동호수, 백령공항
정부는 화동호수 옆 솔개지구에 2027년 개항을 목표로 50인승 민·군 겸용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배로 4시간 거리인 백령도는 1시간대로 이동시간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 백령도 맛의 코드...백령냉면과 굴국, 까나리액젓
백령도 주민의 90%는 농사로 먹고산다. 바다에서 삶을 길어 올리는 사람들은 10% 정도다. 농사일과 함께 오래전부터 전복과 홍어, 꽃게를 잡고 돌김, 홍합, 굴과 미역을 채취하며 삶을 이어 왔다. 1960~1980년대까지만 해도 백령도엔 홍어와 전복, 해삼, 가리비를 잡는 해녀가 있었다고 한다.
백령도 하면 또한 ‘까나리’를 빼놓을 수 없다. 까나리액젓은 김치를 담글 때는 물론이고 나물 무침 등 여러 반찬에 넣어 먹는 필수 양념이다. 까나리를 말려 졸여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백령도 1박 2일 자유여행 일정표〉
1) 여객선 예약 : 여객선 예약·예매사이트 ‘가보고싶은섬’
2) 백령도 여행 1일 차 08:00 인천항연안여객선터미널 도착 08:30 인천항 출항 12:20 백령도 용기포항 도착 (사전예약 렌터카 인수) - 백령도 여행은 여행사를 통하거나, 렌트 차량으로 여행하기 좋음. 12:40 숙소 체크인(아일랜드캐슬, 진촌리) 12:50 점심 식사(뚱이네맛집, 홍합밥 등) 13:40 백령성당 14:05 심청각 14:30 고봉포 사자바위 15:05-17:15 두무진 산책로(1.5km) 및 무두진 해상관람 (성인/인 2만1000원) 17:30-17:40 천안함 위령탑 17:55-19:10 두무진항에서 저녁(자연산 회와 매운탕) 19:20 걸어서 두무진 일몰 구경 19:40 숙소 이동 후 휴식, 취침
05:30 기상 05:40 용기포원산전망대 일출 06:05 진촌리 하늬해변 07:50 아침식사(콩나물굴국해장국, 뚱이네맛집) 08:30 숙소 체크아웃(아일랜드캐슬) 09:20 중화동 교회 10:00 용틀임바위와 남포리습곡 10:30 콩돌해변 맨발 걷기 11:10 사곶해변 전망대 11:35 사곶해변 걷기 12:00 점심식사(냉면, 사곶냉면) 13:00 용기포항 렌터카 반납 13:30 용기포항 출발 13:50 대청도 선진포항 도착
4) 추천사이트 : 여객선 예약예매 사이트 : http://island.haewoon.co.kr/
양진형 기자 news@kislan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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