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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약국 없던 백령도에 약국 개업..최영덕 약사

“남은 생, 섬 주민들과 함께할 결심"

윤종은 기자 | 기사입력 2023/04/18 [14:10]

[인물] 약국 없던 백령도에 약국 개업..최영덕 약사

“남은 생, 섬 주민들과 함께할 결심"

윤종은 기자 | 입력 : 2023/04/18 [14:10]

최영덕 약사


약국이 없어 섬 주민이 불편을 겪던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18일 새 약국이 개업했다.

 

백령도에는 지난해 8월 섬에 있던 하나뿐인 약국이 문을 닫으면서 주민들은 몸이 아프면 편의점 상비약으로 근근이 버틸 수밖에 없었다. 편의점 영업시간이 끝나 약을 구하지 못하면 한밤중에라도 부랴부랴 이웃집에서 빌리기도 했다.

 

이에 옹진군은 지난해 12월 섬 지역에 원활한 의약품 공급을 통해 주민불편 해소 및 보건의료서비스 수요 충족을 위해 민간약국 운영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관내 약국이 없는 면 별 1개소에 약국 및 약사 주거지 월 임대료의 80%씩(각각 200만원, 100만원 범위 내)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후 군은 백령도에 약국을 개업할 약사를 모집했는데, 선뜻 나선 이가 있었다. 경기도 안산에서 30여 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다 지난 2016년 자녀들에게 약국을 물려주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던 최영덕(74) 약사가 그 주인공이다.

 

백령 종로약국/사진=본지DB


그는 백령도에 하나밖에 없는 약국이 폐업해 섬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걸 뉴스로 접하고, 남은 생 섬 주민들과 함께할 결심으로 약국 개업을 결심했다.

 

연고도 없는 서해 최북단 섬에서 약국 개업을 준비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화물선은 1주일에 세 차례밖에 운항하지 않았고, 여객선도 날씨에 따라 이용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았다.

 

그는 "가장 어려운 부분은 도시에서 섬으로 약을 들여오는 것"이라며 "섬 지역인 탓에 물류비가 더 들고, 주문한 약을 공급받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히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이런 소식을 접하고 최 약사에게 도움을 줬다. 대한약사회도 최 약사 사정을 듣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이번 약국 개업이 이뤄졌다.

 

최영덕 약사는 “전국 여행을 다녀보니, 섬지역의 의료서비스 시설이 열악하여 섬지역에서의 근무가 제 인생의 의미 있는 일로 다가와 섬의료에 보탬이 되고자 약국을 개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옹진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약국이 없는 섬지역에 약국이 들어설 수 있도록 약국 유치 확대와 섬 주민을 위한 친절 의료서비스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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