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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진도 서거차도 장숙자 할머니, 84세에 초등학교 졸업

손주뻘 학생들과 함께 초등학교 6년 과정 무사히 마쳐

김준성 기자 | 기사입력 2023/01/25 [15:43]

[인물] 진도 서거차도 장숙자 할머니, 84세에 초등학교 졸업

손주뻘 학생들과 함께 초등학교 6년 과정 무사히 마쳐

김준성 기자 | 입력 : 2023/01/25 [15:43]

지난 20일 진도 조도초등학교거차분교에서 열린 장숙자(84) 할머니의 졸업식/사진=전남도교육청


전남 진도군 외딴 섬마을 조도초등학교거차분교장에서는 지난 20일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2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장숙자 할머니(84)가 초등학교 6년의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장을 받게 된 것.

 

장 할머니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손수레에 의지해서 등교하고, 손주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2017년 3월에 입학한 할머니는 바쁜 농사일로 시간을 내기 힘들어 도중에 학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더군다나 몸이 예전 같지 않아 갱번(마을 공동으로 미역을 채취하는 것)도 공공근로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손수레에 의지해 학교 입구 오르막길을 매번 힘들게 올라 학교에 다녔다. 그때마다 선생님들은 할머니께서 무사히 6년의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응원했다.

 

그 결과 할머니는 6년간의 학교생활 동안 한글 공부에 매진해 이제는 어느 정도 읽고 쓰기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

 

2022년도 거차분교장 유일한 졸업생이기도 한 장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는데 수십년만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돼 기쁘다"며 "이제 졸업을 하니 기쁜 마음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도초등학교 97회 졸업식은 본교 6학년 7명, 거차분교장 1명, 대마분교장 1명으로 총 9명의 학생들이 졸업을 맞이했다.

 

심우창 교장은 "모두의 졸업을 축하한다면서 특히 장 할머님께서 서거차도에서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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