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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흰색 상사화’ 찾아 힐링 여행...부안 위도

김채경 기자 | 기사입력 2022/08/31 [15:20]

세계 유일의 ‘흰색 상사화’ 찾아 힐링 여행...부안 위도

김채경 기자 | 입력 : 2022/08/31 [15:20]

맑은 흰꽃 위도상사화


‘위도상사화’는 지구상에서 위도밖에 없는 꽃이다. 연분홍색 상사화와는 달리 8월 말에서 9월 초 늦여름에 맑은 흰색으로 장관을 이룬다. 위도에서만 자생하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위도 행 차도선이 격포항을 출발하고 있다


위도상사화 축제 개막이 8월 27일이라기에 다음 날 아침 부안 격포항에 도착한다. 여객선 터미널에는 7시 45분 첫 배를 타기 위해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다. 40여 대가량 차를 실을 수 있는 차도선은 벌써 마감되어, 차를 가지고 갈 사람들은 다음 항차를 예약하고 있다. 여객선에 오르면서 선사 직원에게 물었더니, 위도상사화를 보려는 승객들로 평소 3배 이상 붐비는 것 같다고 답한다.

 

■ 위도의 역사와 문화 제대로 알려면, 자동차로 일주여행 추천

 

선착장에서 내리면 마주하는 고슴도치 조형물

 

전북 부안군 위도는 중국 송나라의 문신인 서긍이 섬의 전체적인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았다 하여 고슴도치 위(蝟) 자를 써서 '위도'라 부른 데서 기인한다. 본래 부안군 땅이었는데 조선 말(고종 1896년)에 신설된 전남 지도군에 편입되면서 분리됐다. 그 뒤 전남 영광군으로 소속이 바뀌었다가 1963년에 부안군으로 재편입됐다. 현재는 부안군 위도면소재지로 부속 섬인 식도, 상·하왕등도까지 포함하면 12개 마을에 1100여 명(770세대)이 거주하고 있다.

 

20km에 이르는 해안 일주도로


부안 격포항에서 여객선으로 약 50분 거리에 있는 위도는 차를 가지고 들어가 20km에 달하는 일주도로를 돌면서 해안의 절경과 ‘위도띠뱃놀이(국가무형문화재)’ ‘국가 지질공원’ ‘치유의 숲’ 등 각종 문화유산과 힐링센터를 둘러보는 게 정답이다. 그런 후 캠핑센터에서 차박을 하거나 트레킹도 좋겠다.

 

위도 대형 마을버스


하지만 여객선이 도착한 시각에 맞춰 선착장에 나와 있는 마을버스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버스 기사이자 문화관광해설사인 백은기 씨가 구수한 입담으로 지나는 마을의 유래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족보까지 들려주어 관광객들에게 정겨움을 선사한다.

 

위도에서 바라본 큰딴치도와 작은딴치도. 우측으로 칠산바다가 펼쳐진다

 

위도는 칠산어장의 중심에 위치해 예전에는 흑산도·연평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조기 파시의 고장이었다. 파장금마을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위도 근해는 봄부터 8월 말까지는 우럭과 놀래미가, 4~6월에는 감성돔이, 7월 중순부터 가을까지는 농어가 잘 잡혀 연중 낚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서해에서 낚시할 곳은 위도 밖에 없다 할 정도였단다.

 

낚시 외에도 산과 숲, 갯벌 등 다양한 자연 생태를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민박집만 80여 군데 이를 정도로 관광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 위도상사화, 자태 곱지만 만개 시기 예측 어려워

 


버스로 위도 해안을 한 바퀴 돌며 위도의 지리와 문화를 대략 익힌 후, 상사화 축제 개막식이 열린 위도해수욕장에 도착한다. 하지만 신안군의 수선화나 맨드라미, 수국축제 등을 연상하고 간 관람객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해수욕장을 주변에 상사화 군락을 조성했지만 단지가 소규모인 데다 꽃들이 이미 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도상사화 축제가 열린 위도해수욕장


면사무소 관계자에 의하면 올여름에는 비가 자주 오는 바람에 상사화가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피었다 졌다고 한다. 2015년부터 상사화 군락지 조성을 위해 큰 노력을 해왔지만 구근으로 번식하는 상사화의 특성상 대규모 군락지 조성이 어렵다 고도했다. 1년에 10여 일 정도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축제 시기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애로를 털어놓았다.

 

진리마을의 한 주민은 위도상사화는 야산은 물론 논밭에서도 자생하는데 꽃대를 꺾어 말렸다가 겨울에 나물로 무쳐 먹으면 맛이 그만이라고 전한다.

 

■ 대원사~망금봉~도제봉~망월봉~파장금 선착장 8km 트레킹

 

깊은금해변 포토존


위도해수욕장에서 상사화를 구경한 뒤 위도의 등줄기를 트레킹하기 위해 깊은금해변으로 향한다. 당초에는 전막리까지 마을버스로 가서, 위도 종주 산행을 할 계획이었으나 여름에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포기하고, 단축코스로 내원암~망금봉(214m)~도제봉(153m)~망월봉(254m) 코스를 택했다.

 

내원암 세존전과 300년 된 배롱나무


위도해수욕장에서 내원암 입구가 있는 깊은금해변까지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3.2km의 거리다. 고도차이는 심하지 않지만 늦여름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인 데다 그늘이 없어서 금방 지친다. 그래도 해안을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해안의 절경에 위안을 얻는다. 위도 모래 해변도 보령의 외연도처럼 파장금, 깊은금 등 ‘금’으로 끝나 이름이 정겹다.

 

내원암은 요사체와 작은 암자 2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세존전 앞 배롱나무가 명품이다. 300년이 넘었다는 배롱나무에서는 붉은 꽃잎들이 화염처럼 불타오르고 있다. 내원암에서 망금봉까지는 연이은 오르막이다. 내원암, 소사마을 삼거리 안부에서 망금봉까지 더욱 까칠한 된비알이다.

 

위도 산악지대 능선에서 서식하는 맥문동

 

여름철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우거진 수풀 사이로 보랏빛 맥문동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원래 맥문동은 그늘진 데서 잘 자라 대도시의 조경에도 많이 쓰이는데 위도의 맥문동은 한 곳에서만 자생하는 것이 아니라 산행 내내 이어져 지리산 철쭉 능선처럼 그야말로 맥문동 능선을 이룬다. 순백의 위도상사화 축제와 보랏빛 맥문동을 잘 조화시킨다면 위도를 상징하는 꽃이 될 수 있겠다 싶다.

 

■ 트레킹에서 만난 능선의 보랏빛 맥문동군락, 순백의 위도상사화와 대비

 

망금봉 지나 바로본 깊은금해변


망금봉을 넘어서니, 동북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좌측으로는 지나온 깊은금해변과 멀리 상·하왕등도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드넓은 칠산바다 위로 20여 기의 해상풍력 발전소가 보인다.

 

트레킹 길에 돌아본 도제봉, 망금봉 능선

 

망금봉에서는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지더니 해발 제로에 가까운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난다. 다시 평지에서 차츰 고도를 높여나가더니, 상수원 보호지로 가는 삼거리와 만난다. 도철교 지나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정상에 이르니 위도초등학생들이 제작했다는 도제봉 푯말이 보인다.

 

그곳에서 오늘 처음으로 산행을 하는 무리와 만난다. 산악회 멤버들로 우리 일행과는 반대로 파장봉~망월봉을 넘어온 사람들이다.

 

올라야 할 망월봉


망월봉(245m)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사실 여름에 거의 해발 제로에서 오르기란 쉽지 않다. 특히, 망월봉 오르는 구간은 오후의 햇살을 등지고 바람 한 점 없다 보니 숨이 턱턱 막힌다. 망월봉은 조망이 없지만 조금 내려서니 좌측으로 식도와 바다 건너 북동쪽으로 변산반도와 영광반도가 용트림하고 있다. 망월봉에서 하산한 후 시름교에서 트레킹을 마감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1.8km 걸어 파장금 선착장에 도착한다.

 

망월봉 지나 좌측으로 바라본 식도

 

■ 파장금마을에서 식당하는 부부..서울 사는 자식 자랑에 ‘싱글벌글’

 


3시 15분 배로 출항하려고 2시 40분쯤 선착장에 도착했으나, 아뿔싸 여객선의 배표가 매진이란다. 할 수 없이 5시 15분 배로 나가기로 하고, 파장금마을 ○○식당에서 백반을 시켰는데 인심이 후하다. 1만 원짜리 백반에 반찬 7가지와 조기 세 마리, 꼴뚜기 한 접시에, 생선매운탕까지 나온다.

 

파장금마을에서 바라본 위도항과 식도


주인이 어디에서 왔느냐 묻기에 서울에서 오래 살다가 지금은 여수로 내려왔다고 했더니, 서울 사는 두 딸 자랑에 침이 마르지 않을 정도다. 자녀들이 위도카페리호 사건 때 운 좋게 살아남아, 바로 서울로 전학시켜 뒷바라지를 해왔는데 큰딸 내외는 공무원으로 서초구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살고 있다 한다. 작은딸은 자기네가 마련해준 단독 주택에 사는데 곧 재개발이 될 거라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자신은 섬에 태어났지만 자식들은 섬에 살지 않게 하려는 게 섬 부모들의 마음인가 보다. 60대 중반으로 뵈는 주인아저씨는 2년 전에 낚싯배를 2억5000만원에 처분한 후, 지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식당을 하고 있다고 한다.

 

1. 위 치

    o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면

 

위도에서 격포항 가는 차도선


2. 가는 방법

    o 부안 격포여객선터미널

      - 격포→위도(파장금) : 07:45, 09:45, 11:35, 15:15, 17:05

      - 위도(파장금)→격포 : 07:55, 09:45, 11:35, 15:25, 17:05

     * 선사 문의 : 예상 소요시간으로 선박 상태, 기상, 시즌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문의 필요 ☎ 문의 : (063) 581-1997(신한해운), (063) 581-0023(포유디해운)

 

3.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낚시, 캠핑

    o 트레킹 코스 (산행 7km/4시간, 아스팔트 도로 5.2km/1시간 30분)

     : 위도해수욕장-내원암 입구–내원암-망금봉-도제봉-망월봉-시름교-파장금선착장

 


    o 위도에서 가볼 만 한 곳

     : 띠뱃놀이 전수관, 국가 지질공원(공룡알 화석지), 낙조전당대, 위도치유의 숲,

       위도 관아(전북 유형문화재 제110호, 큰딴치도·작은딴치도 어촌체험, 미영금·깊은금·위도해수욕장

 

4. 추천사이트 : 여객선 예약예매 사이트 : http://island.haewoon.co.kr/

                                           부안군 문화관광 : https://www.buan.go.kr/tour/index.buan

                                           대한민국 구석구석 : https://me2.do/5zoPWB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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