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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해경 아카이브/사라지는 항·포구](35)신안 흑산면 예리·진리항
홍도·흑산군도의 관문..쾌속선 등 하루 5회 운항

'자산어보' 집필지. 예전 돛단배로 영산포 나가 생선과 생필품 교환하기도
서해해경, 흑산항에 파출소 배치..관광객 안전제고·응급환자 구조 펼쳐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2/06/14 [18:07]

[서해해경 아카이브/사라지는 항·포구](35)신안 흑산면 예리·진리항
홍도·흑산군도의 관문..쾌속선 등 하루 5회 운항

'자산어보' 집필지. 예전 돛단배로 영산포 나가 생선과 생필품 교환하기도
서해해경, 흑산항에 파출소 배치..관광객 안전제고·응급환자 구조 펼쳐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2/06/14 [18:07]

흑산항/서해해경청


행정구역상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소속된 흑산도(黑山島)는 대흑산도로, 흑산군도의 하나인 가거도는 소흑산도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 '자산어보'로 널리 알려진 ‘자산’이 바로 흑산도이고,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정약전은 이 섬으로 유배를 와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정약전은 ‘멀리에서 보면 섬 전체가 검게 보인다’는 ‘흑산(黑山)’의 어두운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뜻은 같지만 음이 다른 ‘검을 자(玆)’를 사용했다고 한다.

 

흑산도는 섬 자체가 다도해 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경관이 뛰어난 관광지이고 홍도의 관문에 위치해 비교적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쾌속선(하루 4회) 등의 운항도 잦은 편이다.

 

흑산도 사리마을 돌담길/서해해경청


흑산도 토박이인 진리마을 이○조 씨(63)는 "쾌속선 이전에는 목선인 남영호를 비롯해, 백조호, 천신호, 향남호, 그리고 동원호가 마지막으로 운항됐다"며 "이들 여객선의 소요시간은 남영호의 경우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12시간이었으며, 이후에는 7~9시간이 걸렸고 쾌속선 직전의 남영호는 5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이들 여객선은 현재와 비슷한 항로에 안좌도와 팔금도를 들렀다고 한다.

 

흑산도 홍어와 관련해 인근 섬 영산도의 구○철 씨(77)는 "홍어잡이는 영산도에서 먼저 시작했고 기계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흑산도의 홍어시대가 열린 것 같다"고 회고했다.

 

”1950년대 말 제가 국민(초등)학생일 때 어른들이 홍어를 잡아와 먹는 것을 봤는데 이후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구 씨는 이로 미루어 기계 배가 나오기 시작한 무렵인 1960년대에 영산도의 홍어 잡이가 끝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 씨는 "1960년대 이전 고기(홍어)잡이 배에는 키잡이 겸 노를 젓는 선장을 비롯해 주낙을 뿌리는 사람, 그리고 이를 보조해 주는 조수 2명 등 모두 4사람의 선원이 탔다"며 "어선에는 잡은 고기를 담는 ’고기깐(칸)‘과 살아있는 미끼를 넣어두는 ’물깐‘이 따로 있었다"고 소개했다.

 

물 칸은 바닥에 구멍이 뚫려 바닷물이 통하기에 미끼인 노래미들이 살아있었지만 고기 칸은 뚜껑을 닫으면 공기가 안 통해 이곳에 홍어를 넣으면 숙성이 됐다는 것이다.

 

당시 고깃배는 영산포까지 7일 정도가 소요됐으며, 선원들은 홍어 숙성을 돕기 위해 짚 가마니에 홍어를 담아갔다고 기억했다.

 

“예전에는 고기를 팔러 목포보다는 영산포로 많이 나갔습니다. 당시에는 영산포 상권이 더 컸거든요.”

 

정약전의 유배지가 있었던 사리마을에서 사는 김○애 씨(여·77)는 "홍어를 비롯해 상어, 농어 등의 생선을 싣고 뭍으로 나갔다"며 "그 시기는 주로 음력 10월 시제와 설과 추석 등의 명절을 앞둔 때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주로 팔리는 어종은 상어였고 크기가 1m가 넘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상어가 팔리지 않아 잡지도 않는다고 한다.

 

사리마을 정약전 유배지와 성당. 한 마을 주민은 "성당 앞 우물 아래쪽에 서당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 왼쪽의 밝은 색 지붕은 복원된 서당 건물/서해해경청


주민들은 이렇게 물고기를 팔아 쌀과 옷, 신발 등의 생필품을 구입해 왔으며 그 덕택에 다른 섬들과는 달리 추석에 쌀로 송편도 빚을 수 있었다고 한다. 돛단배를 활용한 이 같은 원거리 생선 판매는 1960년대 무렵까지 행해졌다고 한다.

 

신안의 여러 섬과 마찬가지로 흑산도의 경우도 특이한 상·장례 풍속이 1990년대 중반 무렵까지 존속했다는 것이다.

 

한편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흑산도 인근 섬 주민 및 방문객들의 안전 제고와 생명 보호를 위해 흑산도에 구조거점 해경파출소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서해해경은 지난 4월 23일, 여객선이 끊긴 시간에  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당한 환자의 신고를 받고 경비정을 긴급 출동시켜 이 환자를 육지까지 이송했다. 

 

흑산도 해경파출소/서해해경청


또한 11일 오후에는 갯바위에서 넘어져 부상을 입은 흑산면 하태도 주민을 경비함과 구조정을 동원해 이송했다. 지난 3일에도 여객선이 끊긴 시각, 흑산도 바로 인근 섬인 다물도에서 심한 복통환자(맹장염 추정)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정을 긴급 출동시켜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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