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위를 따라 잘 조성된 둘레길과 남해의 환상적인 에머럴드빛 바다, 한창 수확을 하고 있는 방풍나물, 거기에 근래들어 찾아볼 수 없는 초분(풍장) 등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면서도 마음 한편에서 저 좌측 능선을 언제 가보나 벌써 마음이 설레었다.
그 가고 싶었던 길을 오늘 찾았다. 여수 날씨는 아침 12도, 낮 최고는 16도, 맑은 가을 날씨여서 산행하기엔 그지 없이 좋은 조건. 오전 9시 5분, 금오도 함구미항으로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 백야도 선착장으로 향한다.
백야도 선착장에서 함구미항까지는 통상 40여 분, 중간에 100년 우유빛 막걸리로 정평이 난 개도를 거쳐 바로 직행한다.
그러나 선사의 사정으로 예정보다 조금 늦은 10시 15분에 도착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항구 우측으로 난 둘레길 1코스로 향했으나, 나는 그 반대 방향을 들머리로 잡아 대부산으로 향한다.
대부산은 금오도 최고봉으로 해발 382m, 함구미항에서 1.6km 거리다. 때문에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한다.
근래, 여수 근방의 산행하면서 느낀 점은 모든 산들이 거의 해발 제로에서 출발한 탓에 고도 380여 m의 산도 제법 힘이들면서 나름 산행 묘미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 산행은 대부산 ~칼이봉 ~ 옥녀봉을 거쳐 종착지인 검바위까지 10km. 휴식시간 포함하여 4시간 30분 만에 산행을 마친다.
금오도 산행길은 해발 200여 m에선 동백나무 군락이, 그 보다 높은 곳에선 서어나무와 물푸레나무, 중간 중간엔 소나무와 편백나무, 동백나무 군락이 번갈아 나타나, 육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산림 생태의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정경. 가운데 길다란 돌산반도 우측 끝이 항일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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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보석 같은 섬들의 행렬, 동서남북으로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풍광들을 볼 수 있음에 감탄의 연속이다.